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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만 되면 '러브버그'가 창궐해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4년째 대량 발생 중이다. 떼로 몰려다니며 가끔 사람의 팔과 다리에도 들러붙는 탓에 고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생소했던 러브버그 떼의 등장은 이제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연례행사가 돼가는 듯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러브버그 민원은 2022년 4418건, 2023년 5600건, 2024년 9296건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올해는 역대 최다 민원 기록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인천시 계양산,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 등 야외 녹지 공간에서 대량 출몰이 확인되며 지난 6월20일 기준 민원 건수가 4695건에 달한다. 서울을 비 저축은행고금리 롯한 수도권을 휩쓴 러브버그 떼의 출몰 사태는 외신까지 주목할 정도다. 러브버그는 기후·주변 환경에 예민한 아열대 곤충으로 환경 변화의 중요한 지표다. 그런 아열대 곤충이 어떻게 한국에 유입됐고, 최근 들어 대량 출몰하는 이유는 뭘까. 또 이를 해결할 퇴치법은 없는 걸까.



상가대출금리 7월3일 인천시 계양산 정상에 러브버그가 대량으로 출몰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사진은 끈끈이 트랩을 교체하고 있는 등산로 정비원. ⓒ시사저널 이종현


한국이 아열대 기후로 변하며 급격히 증가
러브버그(Lovebug)의 정식 이름은 '붉은등우단털파리(Plecia longifo 신용회복중대출가능한곳 rceps)'다. 러브버그라는 별칭은 곤충의 독특한 짝짓기 방식에서 유래했다. 짝짓기를 위해 암수가 함께 날아다니고, 심지어 이동 중에도 짝짓기 상태를 유지하며 다니는 모습에서 붙여졌다. 러브버그는 암수가 꼬리를 맞대고 날아다닌다. 한국에서는 정식 이름보다 별칭으로 많이 불리고 있다.
원래 러브버그는 1950년대부터 대량 발생을 겪은 미국 기간협의 남부에 서식하는 종(種) '플레시아 니르크티카(Plecia nearctica)'를 지칭하는 용어다. 한국의 붉은등우단털파리와 같은 우단털파리속(Plecia)으로서 친척뻘이지만 다른 종이다. 하지만 두 종은 생김새와 습성이 흡사한 까닭에 한국에서 처음 발견됐을 때 미국 종과 같은 종일 거라고 생각해 러브버그라고 불렀다.
이후 국립생물자연관 오천만원 이자 이 중국과 대만, 일본 등지에 서식하는 러브버그 표본을 확보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플레시아 니르크티카가 아닌 중국 산둥반도 남부 칭다오에 서식하는 종과 유전자가 같다는 것이 밝혀졌다. 러브버그는 1934년 중국 장쑤성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곳에서 중국 남부와 대만·일본 등 북위 33도 이남 아열대 지역으로 서식지를 넓혔다. 붉은등우단털파리는 미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2015년 인천에서 처음 발견됐다. 중국과의 물류 교역 과정에서 배를 통해 조경용 흙 등에 알 상태로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러브버그는 따뜻하고 습한 기후를 좋아하는 아열대성 곤충이다. 겨울엔 습한 흙이나 낙엽이 많이 쌓여 토양 유기물이 풍부한 곳에서 300~400개의 알을 낳고 성장하다가 날씨가 더워지고 습해지는 6~7월에 집단으로 출몰한다. 
러브버그는 유충 상태로 약 1년, 번데기로 약 2주, 성충 상태로 약 1주일 생존한다. 성충의 수명은 짧지만 알을 많이 낳는 파리의 특성상 개체 수 증식이 쉽다. 그렇다면 아열대성 곤충이 왜 온대기후인 한국에서 급증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한다. 한국이 점점 아열대 기후로 변하면서 러브버그가 대규모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와 함께 북상하다가 한반도까지 넘어왔다고 추정한다.
국내에서는 2022년부터 서울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량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빨리 등장했다. 특히 인천시 계양산에서 이례적일 만큼 대량 발생했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빨리 더워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 분사냐, 살충제냐…퇴치법 놓고 고민
그런데 왜 유독 서울과 수도권에서 집중 출몰하는 것일까. 그 이유 또한 도시 열섬 현상(도시 온도가 주변 다른 곳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과 도시 조명 환경이라는 복합적 생태 조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러브버그는 빛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 도심의 불빛에 많이 모여든다. 
이처럼 불빛에 군집하는 특성과 짝짓기를 위해 수백~수천 마리가 한꺼번에 비행하는 특성으로 도심에서 체감되는 러브버그의 밀도는 훨씬 높다. 게다가 몸길이는 4~10㎜지만 특유의 짝짓기 자세 때문에 실제보다 두 배로 커보여 시각적·심리적 혐오감이 크다. 
사실 러브버그는 생물학적으로는 익충이다. 꽃가루를 옮기고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데다 사람을 물지 않고 병원균도 옮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의 생활에 불편을 주는 곤충이라는 의미에서 서울시는 러브버그를 '유행성 생활 불쾌 곤충'으로 분류했다. 
현재 러브버그가 한국에 얼마나 퍼졌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출몰 지역이 조금씩 확장하는 추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러브버그가 경기 남부 지역에서도 발견돼 향후 분포가 더욱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2년 서울대 생명과학부 신승관 교수 연구팀 또한 '여러 종의 러브버그 분포 특징을 토대로 미래 분포 양상을 수치화해 예측하는 기법'인 '앙상블 종 분포 모델링'을 통해 향후 50년 내에 한국·일본 등 동북아시아 상당 부분이 러브버그의 서식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렇다면 러브버그의 증식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그 대책의 하나가 물을 분사하는 방법이다. 러브버그가 물을 싫어하고 생태적으로 유익하다는 점 때문이다. 서울시는 자치구 차원에서 살수 위주의 친환경 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효과가 미미해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은 곤충 수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났다며 러브버그를 죽이길 원한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은 부작용이 크다고 경고한다. 익충이나 사람, 반려동물이 살충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러브버그에 약하게 대응하는 서울시와 살충제 사용을 원하는 시민 간의 온도 차를 상세히 전하기도 했다. 최근 인천시 계양구는 '혐오스럽고 무섭다'는 민원 폭발로 결국 살충제 연막차를 투입했다.
러브버그 퇴치에 가장 좋은 방법은 천적 활용이다. 외래종이 처음 유입되면 천적이 없어 개체 수가 더 증가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낯선 생물체를 경계하고 피하던 기존 생물들이 적응 후 새로운 먹잇감으로 인식해 잡아먹기 시작하면서 자연 조절이 이뤄진다는 게 국립산림과학원 박선재 연구원의 설명이다. 현재 러브버그를 낯설어 하던 참새·까치 같은 조류와 거미·사마귀 등의 곤충류가 러브버그를 '먹이'로 포식하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우리 토종 생태계가 외래종 러브버그의 개체수를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희망한다. 



김형자 과학 칼럼니스트